어르신 안전손잡이

며칠에 한 번 찾아뵙는 부모님 댁일수록, 화장실의 작은 위험은 함께 살지 않으면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복도에서 화장실 방향으로 설치된 안전손잡이
주말에 부모님 댁에 들렀다가 아버지께서 화장실 문틀을 짚고 겨우 몸을 일으키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평소 전화로는 괜찮다고만 하셨는데, 직접 보니 생각보다 훨씬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자주 이런 식으로 위험한 순간을 넘기셨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어머니께 여쭤보니 아버지가 화장실에서 오래 계신다 싶으면 문 밖에서 소리를 내어 확인하곤 하셨다는 이야기도 그제야 들었습니다. 그날 바로 검색해서 실제 시공 사진이 많은 업체에 연락을 드렸고, 다음 상담 때 담당자분이 오셔서 화장실 구조와 아버지께서 주로 사용하시는 동작을 하나하나 확인하셨습니다. 변기에서 일어나는 방향, 욕조를 넘는 방향, 화장실 문을 여닫는 동선까지 짚어보시더니 세 군데에 손잡이를 나눠 다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셨습니다. 저는 한 군데만 달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아버지가 하루에 화장실을 오가시는 전체 동선을 보니 세 군데 모두 필요하다는 설명이 이해가 됐습니다. 시공 당일에는 벽 안쪽을 두드려 단단한 부분을 찾은 뒤 나사를 고정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는데, 생각보다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에 안심이 됐습니다. 욕조 옆에는 라디에이터가 있어 위치를 잡기가 까다로워 보였는데, 라디에이터를 피해 살짝 옆으로 조정해 고정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시공하는 두 시간 남짓 동안 아버지는 거실 소파에 앉아 계셨는데, 작업이 끝나갈 무렵 직접 화장실에 들어가 손잡이를 하나씩 짚어보시더니 별말씀 없이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평소 말수가 적으신 분이라 그 표정만으로도 마음에 드셨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시공이 끝나고 아버지께 사용법을 안내해 드렸고, 며칠 뒤 통화에서 화장실 다니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그제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머니께서도 밤중에 화장실 쪽에서 나는 소리에 신경 쓰는 일이 줄었다고 하셨습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만큼, 이런 작은 안전장치 하나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그때 실감했습니다. 몇 달 뒤 다시 부모님 댁을 찾았을 때, 아버지께서 손잡이를 짚는 모습이 처음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지신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시던 것과 달리 이제는 습관처럼 자리 잡은 듯했습니다. 그동안 형제들과도 이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들 자기 부모님 댁이나 시댁, 처가댁 화장실도 한번 살펴봐야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모님 세대는 이런 설비를 먼저 요청하시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자녀 세대가 먼저 관심을 갖고 살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로는 명절이나 생신 때 찾아뵐 때마다 화장실 상태를 한 번씩 살펴보는 것이 저희 형제들 사이의 작은 습관이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안전바 이야기를 먼저 꺼내기 조심스러웠던 저에게, 담당자분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해 주시니 부모님께도 훨씬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 표현 하나가 부모님의 마음을 여는 데 생각보다 큰 역할을 했고, 이후로는 다른 안전 설비를 제안드릴 때도 같은 방식으로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작은 표현 하나가 가족 간의 대화 방식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것을 그때 배웠습니다.
변기 옆에 설치된 안전손잡이
변기 옆 벽면에 시공한 안전손잡이
욕조 옆 라디에이터 근처 안전손잡이
욕조 진입 방향에 맞춘 안전손잡이
욕조 벽면 세로형 안전손잡이
욕조 벽면에 고정한 세로형 안전손잡이

노인 복지용구 화장실손잡이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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